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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아이고, 대학원생이 되었다. (2023. 09월 중순의 기록)개인 회고 및 생각/대학원생 기록 (2023.09~) 2023. 10. 18. 15:29
아이고!! 대학원생이 되어버렸다!!
사실 뭔가 비장한 이유를 갖고서 대학원에 지원한건 아니었다. 인생을 비장하게 살아보려고도 했지만 끝없는 우울에 빠져버려서 포기했다. 그쪽은 나랑 안 맞는거 같다. 일단 즐거운 것들을 하며 뭔가 끌리는 것들을 하며, 어느정도 의무감이 드는 것들에 응하며 살아보고 있다. 대학원에 지원한 것도 그 중 하나이다.
아래는 그냥 과거 행적 슥- 훑어보는 글. 나한테만 의미 있는 글이다.
더보기한 번 가볍게 과거의 행적을 짚어볼까.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입시생 시절엔 '뭔가 세상에 쓸모있는 혹은 세상을 조금 변화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' 사람이 되고 싶었고, 나는 미술을 잘했다. 그래서 어떤 물체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, 우연히 인터넷에서 마주쳤던 대학의 1학년 학생들의 전시 사진들 속 재밌었던 작품들이 마음을 끌었다. 그렇게 그 대학의 디자인과에 지원했고 운좋게 배움의 기회를 얻었다. 세부전공을 정해야했던 2학년 때는 제품 디자인과 인터랙션 디자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'미적인거 모르겠고!! 그냥 사람의 경험에 더 다가가고 싶다!!'는 마음에 인터랙션 디자인 전공을 선택했다. 3-4학년은 잡을 바위 하나 없는 느낌으로 그렇게 '모름'의 바다에서 허우적 대다가 인간의 경험과 설계의 바다 한 가운데서 둥둥 떠있는 채로 내가 무엇을 아는지, 모르는지도 모른채 얼렁뚱땅 졸업을 했다. 그 때 남긴 내 졸업 작품은 29년 인생의 최고 수치 중 하나로 남아있다. 언젠가 남김없이 불태울 것...
그래도 학부 시절을 지나 나에게 남은 게 뭔지 생각해보면, 어떤 희미한 집이 보이고 그곳으로 가보고 싶어졌다는 것? 안개가 잔뜩 끼고 풀이 무성한 것 외엔 아무것도 없는 드넓은 벌판에 서 있었는데 뱅글뱅글 돌며 여긴 어디, 나는 누구, 저건 뭐야 하다보니 어느새 안개 너머에 희미하게 빛이 깜박이는 집이 하나 보이는 느낌 정도인 것 같다. UX 디자인은 정말 넓다. 그 안에서 무엇에 집중하고 싶은건지 몰랐었다. 어떤 제품(서비스)을 사용하는 자의 경험을 디자인 한다는건 정말 너무 많은 지점들과 마주해야한다.
그냥 사용자가 사용하기 편한 제품을 만드는 UX 디자이너가 되고싶지 않다. 뭔가 저 문장 자체가 아무런 정보값이 없는 문장인 것 같다. 역할적으로 너무 당연한 부분이라 한 개인의 지향이 담겨있지가 않다. 그럼 '나는 어떤 곳에 목적지를 찍고 일단 나아가보려 하나?'라는 질문을 던져보았다.
- 지금 관심있는 곳
- 대학원에서 나아가고자 하는 곳
- 그 후 나아가고자 하는 곳
- 내가 하고자 하는 것, 있고자 하는 곳
서서히 답해보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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